감정의 종류가 수십 가지인 것처럼
우리 역시 살아가며 여러 가지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감정은 움츠러들어 있기도 하지만,
활짝 핀 꽃처럼 표현되기도 하는데요.
여기, 아득히 너른 꽃밭에 우리의 감정을 담아
활짝 피워내는 작품이 있습니다.
오늘 소개할 윤수현 작가는 살아가며 느끼는 여러 감정을
꽃과 색에 담아 작가만의 정원에 피워내는
아트웍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새와 사람으로 표현되던 감정의 만개는
이제 윤수현 작가만의 넓은 꽃밭에서 이루어지는데요.
가장 밝게 빛나던 연인과의 이야기 속에서
모티브가 되어 마음의 빛을 그려나가는 윤수현 작가의
작품과 이야기를 통해 마음에
작은 희망이라는 감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당시 저희 학부에서는 과 동아리 활동을 장려했어요.
여러 과 동아리 중에서 일러스트레이션 스튜디오에 들어가서
대학 생활 동안 전시도 하고, 동아리 회장으로
여러 사람과 추억을 쌓으며 졸업할 수 있었습니다.
4학년 때는 취업 준비를 하던 중 동아리 선배가 소개해준
인디 게임 회사에 입사하게 됐고 몇 년 간
1인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게임에 들어가는 모든 요소를
직접 그리고 디자인했어요.
가장 큰 어려움이자 내가 그린 그림이
앱스토어에 나올 수 있다는 매력을 연료로 열정을 불태웠죠.
그 후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일하면서도
직장 동료들을 그려주거나 아이패드로 습작을 했어요.
그때의 그림 그리는 활동은 제게 멋진 취미이자
일상에서 잠시 눈을 돌리게 해주는
도피처 역할을 해줬던 것 같습니다.
그땐 그림을 그리는 것 자체로 만족하던 시기여서
대부분 그리다 만 습작들로 남아있어요.
그러다 좀 더 의지를 가지고
진득하게 그려나가기 시작한 건 2019년 무렵이에요.
제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위안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고,
그런 마음으로 그림을 그려서 보여줬는데
무척 좋아해주면서 (제 그림을) 응원해줬어요.
SNS에 올렸는데 반응도 좋았고
이전과는 다른 마음가짐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그때부터 지금까지 쭉 그려나가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Q. 작품을 보면 유독 꽃밭을 많이 표현하시는데요.
꽃밭이 작품에 주는 의미가 있을까요?
A. 들판 위의 색색의 꽃들은
마음 속 여러 감정을 나타내요.
사람의 감정은 기쁨, 슬픔 같이 하나의 단어로
표현되지만 가까이에서 들여다 보면
여러 형언할 수 없는 것들이 버무려진 것이라고 느꼈어요.
또, 기분 좋은 감정이란
상대적으로 나쁜 감정이 있어야
느낄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그 둘을 함께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빛이 있어야 어둠이 있다는 말처럼요.
어두운 그림자 속에서 색색의 빛으로 피어오르는
꽃들은 이러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꽃밭을 그리려 했던 건 아닌데,
제가 들꽃들이 어우러진 풍경을
눈에 담기 좋아하는 개인적인 의미도 있어요.
서툴더라도 제각기 다른 꽃을 피워내는 것을 보면
왜인지 모르게 위안이 되고는 합니다.
A. 결론부터 말씀을 드리면 지금 작품 속
두 인물이 초기의 큰 새와 작은 사람과 같다,
라고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어요.
제 그림은 전체가 큰 하나의 연작으로
이어지는 특징이 있어요.
그림 속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때로는 희게,
때로는 노랗게 빛나던 제 마음의 빛을 형상화한 작업입니다.
처음 그렸던 그림은 큰 새와
작은 사람 캐릭터가 있는 그림이에요.
흰 새는 달을, 안겨 있는 작은 노란 사람은
별을 모티브로 하고 있습니다.
밤하늘에 나란히 뜬 달과 별처럼
‘서로에게 빛으로 닿아 위안이 되는 존재가 있다’
라는 이야기를 담고 싶었어요.
그렇게 한동안은 큰 새와 어우러진 작은 사람으로
연작하다가 저에게도, 그림을 보는 분들께도
신선한 작업을 해보고 싶어서 상징을 바꿔보기도 했어요.
같은 크기로도 그려보고, 변주를 즐기다 어느 날은
꼭 캐릭터 한 쪽이 크고 한 쪽은 작아야 할까?
하는 생각에 이르렀어요.
그래서 둘 다 작게 그려봤는데
캐릭터가 차지하는 비중이 작아지니까
배경에서 느껴지는 감정이
더욱 깊어지는 장점이 있더라고요.
이거다, 싶어서 신나게 그리다 보니 요즘에는
작은 두 캐릭터만 나오는 그림을 많이 그리게 됐습니다.
곧 있을 전시에서 신작들을 선보일 예정이에요.
앞으로 선보일 작품들도 관심 어린 시선으로
바라봐주시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습니다.
좋은 작품이란 결국 작가의 마음과 가치를
보는 이들에게 온전히 전달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요?
연작으로 완성되는 작가의 이야기와 감정을 느껴보세요.
윤수현 작가의 마음의 빛이 만들어낸 작품을 감상하며
우리 마음에 또 다른 감정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작품을 통해 감정을 공유하는 윤수현 작가의
작품 속 사랑스러운 두 존재가 전하는
응원과 희망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4월 12일부터 19일까지
아미디 한남(서울 용산구)에서 진행되는
윤수현 작가의 단체전을 관람하기 전,
작품과 세계관에 대해 작가와 조용한 대담을 나눠보세요.